커피 이야기 둘: 원두 커피
2006년 9월 10일 Hanti 작성
인스턴트 커피 마시는게 아직은 대세인 한국에 살면서 원두커피란 걸 접하게 된 것은 2년간의 미군부대 생활을 통해서였다.
우리 카투사 부대원들을 통솔했던 미군 샌스 중사(…라고 쓰니 영 느낌이 안난다. 우리는 ‘써전 샌스’라 불렀고 쓸때는 SFC Sans라 썼다.)님이 워낙에 커피 애호가라, 사무실에서 수행해야 할 가장 큰 임무는 커피를 만들어 놓는 것이라 배웠다. 혹시라도 샌스 중사가 커피를 찾을 때 남은 커피가 없으면 작전 실패. -_-; 아침에 사무실에 출근해서, 그리고 점심식사 후에 항상 원두 커피를 만들어 놓았다. 이 시기에 처음으로 원두 커피 기계 다루는 법을 알았고, 원두 커피 마시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한 내가 미군부대에서, 혹은 미국 출장중에 깨달은 것은 미국인이 마시는 원두커피는 한국인이 평균적으로 마시는 원두커피에 비해 농도가 진하다는 것. 실수로 좀 묽게 내리는 날이면 “이건 커피가 아니라 갈색 물(brown water)이야!”라고 불평하던 샌즈 중사가 생각난다. 그의 개인적인 취향 뿐 아니라 부대 내 식당에서 먹는 커피 역시 그정도 농도를 가지고 있었으며, 작년 가을 미국 출장(사상 처음 미국 땅을 밟았던…) 중에 먹었던 커피들 역시 한국인들 먹는 것 비해 꽤나 진한 커피였다. 내가 처음 커피를 접하고 익숙해진 경로가 이렇다보니 나도 약간은 진한 원두커피에 익숙하다.
한국내에서도 외국계 커피점의 아메리카노는 대개 내게 적당한 농도인데, 토종 커피점 등에서 내어 놓는 아메리카노는 샌스 중사의 말을 빌면 ‘커피가 아니라 갈색 물’인 다시 말하자면 ‘보리차 수준’인 커피인 경우가 있다. (일부 사람들 사이에서는 아메리카노(or 아메리칸) 커피에 대한 오해가 있는 듯)
또한 올 봄부터 사무실 내 휴게실에 원두커피 기계가 생겼는데, 내가 직접 커피를 내리면 다른 사람들이 진하다고 말하고, 다른 사람이 커피를 내리면 나는 너무 묽어서 성에 안찬다. 그래도 사무실에서 원두커피 제일 많이 먹는 사람이 나라서 제일 열심히 진한 커피를 내려 놓고 있다. 계속 이러다 보면 다른 직원들도 이 농도에 길들여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ㅎㅎ




2006년 9월 10일 14:38
이곳에서도 아메리카노를 시키면
커피잔 바닥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정신 번쩍 나도록 진한 사약 커피가 나와요.
보통은 뜨거운 물을 한 번 더 부탁해서 희석해서 마시긴하는데
가끔은 설탕 두 개 넣고
달달하게 마시는 것도 나쁘진 않더군요.
2006년 9월 11일 00:16
커피란 장거리 운전할때 잠깨는 용도로만 마시니 역시 패스….^^
2006년 9월 12일 09:39
우리 사무실에는 스위스에서 만든 jura 라는 기계가 있다. 이거 비싼 거더군. ㅡㅡ; 진하더라. ㅡㅡ; 한 달에 한 번 정도, 설탕 넣지 않고 마심. 카페인에 의해 기운이 나는 것은 잘 모르겠음. 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쓴 맛에 익숙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나 봐.
2006년 9월 12일 12:53
전 커피 조금만 진하게 마시면 하루종일 가슴이 어찌나 두근대고 설레이는지.. ^^; 그래서 별다방은 왠만해서는 안 가지요.. 제가 마시는 원두를 보면 샌스 중사님은 커피가 발만 살짝 담그고 도망갔다고 하시겠네요.. ㅋㅋ
2006년 9월 14일 12:36
날라리/ 진한 사약 커피…^^ 그동네 아메리카노는 미국 아메리카노 보다도 더 진한가보네요.
MetalMin/ 좋겠다. 난 커피 마셔도 잠이 안깨는데.. -.-
롱롱오빠/ 비싼거라면 혹시 에스프레소 기계 아니냐? 제일 싼게 몇십만원씩 한다던데..
호랑이래요/ 카페인에 민감하시네요. 저는 열번 마시면 한번 정도 두근댈 때가 있던데. 잠도 잘 오고… (둔한가봐요)
2006년 9월 14일 21:56
진한 커피 원츄. ^^;
맨날 자판기에서 백오십원 이백원 하며 은근히 들어가는 돈을 줄이고 설탕과 커피크림(프리마) 섭취를 줄이기 위해, 슈퍼에서 1000원 주고 커피가루를 사다 학교 사물함에 넣어 뒀음. 원두커피를 내려 마실 환경은 도저히 안 되구. 퓨퓨퓨. 인스탄트커피 블랙으로 마시면 구리구리한 신 맛 나서 싫은데.
근데, 오라버님도 알다시피 나는 진한 커피 애호가이지만, 가끔은, 커피를 살짝 헹군 물을 보리차처럼 마시고픈 날도 있더군요. ^^;
2006년 9월 18일 20:15
맞아, 나도 가끔은 묽은 커피를 먹고 싶어지더라. 취향이라는게 그때 그때 달라질 수도 있으니까.
2006년 9월 18일 22:58
전 그 brown water 커피를 좋아하는데 신랑은
에스프레소를 좋아한다죠. 어찌나 모든 게 다 신기하게도 반대인지..ㅋㅋ